웨딩박람회 제대로 활용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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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설렘을 미리 맛보는 법, 나만의 웨딩박람회 사용기

토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오늘… 드디어 간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합정역에서 내려, 가방 안에 구겨 넣은 메모장과 배터리 15% 남은 휴대폰, 그리고 약간의 설렘을 챙겼다. 사실 어제 새벽까지 넷플릭스 보느라 잠을 설쳤지만, 웨딩박람회만큼은 놓칠 수 없었다. 첫 결혼 준비라니, 뭐든 첫 경험은 두근거리기 마련이니까.🙂

입구에서 받은 두툼한 토트백엔 샘플 초콜릿, 과한 커플 할인권, 그리고 어쩐지 방향제를 뿌린 듯한 작은 청첩장 견본이 들어 있었다. “우와, 나 이제 진짜 예신인가?” 혼잣말이 새어 나왔고, 옆 커플이 킥킥. 부끄러웠지만, 뭐 어때. 이 순간만큼은 내 드라마니까.

장점·활용법·꿀팁

1. 한자리에서 싹 다 비교—이보다 편할 수 있을까?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상담 부스를 돌며 깨달았다. 예산표를 머릿속으로 돌리다가 반쯤 포기했는데, 박람회만의 패키지를 들으니 눈이 번쩍! “이게 진짜 가격이 맞나요?” 하고 물었더니, 플래너가 살짝 눈웃음 치며 “오늘 계약하면 이 정도는 기본”이라길래… 흐음, 혹한다. 하지만 현장 결제는 잠깐만 스톱! 일단 명함부터 챙겨 놓고, 집에 가서 다시 계산하는 게 내 룰이었다.

2. 체크리스트? 있지만 일부러 흘려보기

전날 밤 급히 만든 ‘신부 체크리스트’엔 12가지 항목이 있었는데, 막상 부스 앞에 서니 다 까먹었다. 대신 감각에 맡겼다. 드레스 헴라인을 손끝으로 만져보고, 조명이 비출 때 레이스가 어떻게 반짝이는지 눈으로 찍어 두기. 숫자보다 느낌이 먼저였다. (이거, 결재할 땐 또 180도 달라질지도? 글쎄.)

3. 꿀팁 세 움큼—나만의 메모는 이렇게

① 예산 초과를 막으려면 즉흥 계약 금지.
② 명함 뒷면에 상담가 인상 적기: “친절 / 말 빠름 / 눈 마주침 3초 이상” 같은 사소한 기록이 나중에 결정적.
③ 시식 쿠폰은 점심 대신 활용, 밥값 세이브! (근데 어차피 디저트에 이끌려 카페 가더라…)

그리고, 드디어 경험치 만렙 찍은 듯한 기분으로 돌아와 블로그에 쓰겠다며 메모를 뒤적였는데, 글씨가 비밀 암호처럼 삐뚤빼뚤. “역시 현장 기록은 기대하면 안 돼.” 웃프다.

단점

1. 사람에 치여 감정도 출렁

진열된 드레스를 보며 황홀해하다가도, 뒤에서 밀쳐 들어오는 발 디딤에 “앗!” 하고 균형을 잃었다. 순간 짜증이 올라왔고,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어 문 앞에서 5분간 멍. 인파 스트레스, 생각보다 쎄다.

2. ‘오늘만 이 가격’의 유혹

“계약금만 걸어두시면 돼요!”라는 말, 마치 마법 주문 같았다. 예산을 깐깐하게 짜겠다는 다짐은 어디로…? 결국 나는 계약을 미뤘지만, 친구는 현장에서 긁었다가 취소 수수료로 눈물. 고민할 시간은 꼭 확보하자.

3. 정보 과부하, 머리가 지끈

난생처음 듣는 웨딩 용어에, 뇌가 버퍼링. “본식 스냅”이랑 “스냅 본식”이 뭐가 다른 거지? 친절한 설명도 10분 지나면 다 뒤섞인다. 그러니 3시간 정도만 머물고 과감히 퇴각! 남은 시간은 카페에서 정리하는 게 낫다.

FAQ

Q. 처음 가는데, 정말 필요해요?

A. 내 경험상 ‘첫 탐방’은 웨딩박람회 필수 코스였어요. 집에서도 정보는 넘치지만, 드레스 광택이 진짜로 눈앞에서 흔들릴 때, 마음이 달라진답니다.

Q. 예산 짜기, 어떻게 시작했나요?

A. 난 솔직히 숫자에 약해요. 그래서 ‘스드메 총액만큼만 가져가기’ 전법을 썼죠. 카드 두고 현금만, 허허. 근데 계속 계산기 두드리다 보면 친구랑 티격태격하기도 해요. 그럴 땐 잠깐 커피 타임!

Q. 동행인을 몇 명 데려가면 좋을까요?

A. 둘… 아니 셋? 음, 많아도 적어도 피곤합니다. 저는 예비신랑+절친 이렇게 둘 데리고 갔는데, 의견 충돌이 덜하더라고요. 다만 의견을 물어보고 흘려듣는 스킬이 필요해요.

Q. 뭘 꼭 챙겨가야 하나요?

A. 배터리 100%의 보조배터리! 그리고 편한 신발. 발목 끈 있는 구두 신고 갔다가 물집 잡힌 건 안 비밀…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아직도 코끝에 방향제 향이 맴도는 듯하다. 결혼 준비는 긴 여정이라고들 하지만, 어느 순간 불쑥 찾아와 내 일상이 돼버린다. 이제 당신 차례다. 다음 박람회, 갈 건가요? 💍